오늘도 치열하게 사셨습니다.

36살의 워킹맘 러블리 제니입니다.

저는 36살 개발자 앤써의 아내이자 브릿 킴 님의 하나 뿐인 딸이고 6살 쭈리와 4살 나리의 엄마지요.


새해가 밝았습니다.

저는 서른 여섯이 되었네요. 우리 신랑이도 서른 여섯이 되었고, 우리 집 보물들도 6살, 4살이 되었네요.

어떤 워킹맘님들은 저보다 어리겠고, 저와 동갑이겠고, 저보다 나이가 많겠지요?


저는 이제 곧 마흔이 되겠네요.


요 며칠은 많이 우울했어요.


나이 먹은 것 때문에 우울했던 것은 아니구요. 이유가 무엇인지 찾으려고 혼자 힘들어 하다 단유로 부터 오는 상실감으로 인한 우울감이었던 것으로 잠정적으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다른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오는 우울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대라는 사치.


한참을 왜 우울한지도 모르고 우울감에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우리 신랑이 출근길에 내가 좋아할 노래라며 틀어 준 노래가 그대라는 사치라는 노래예요.


그 노래를 듣다보니 내 주변에 있는 많은 그대들이 내겐 사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계단을 내려갈 때 동생의 발걸음에 발을 맞춰주는 쭈리도.

빵이 너무 먹고 싶지만 퇴근할 엄마, 아빠에게 양보해야 한다며 들고만 있었던 나리도.

60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손주들을 위해서 현장체험학습을 기획해서 차 안에서의 조촐한 피크닉과 3번의 응가화장실 뒷바라지도 마다치 않는 우리 브릿 킴 님도.

변명대회 세계 챔피언이지만 나를 위한 아침 출근곡을 골라놓는 우리 신랑도 모두 나에겐 사치이지요.


쉽지 않은 워킹맘의 길이지만,

직장에서건 가정에서건 최대치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우리들이지만... 우리 모두 일상의 사치들을 놓치지는 말아요.


모두 모두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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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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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될 줄은 몰랐다.

나도 당신처럼 선생님의 시덥잖은 농담에도 깔깔깔깔 정신없이 웃어대던 여고생때는 엄마가 될 줄은 몰랐다.
미국 어딘가에서 낙엽이 떨어진 거리를 정신없이 걸으면서  끝도 없는 공부를 하고 있을거라고,
의사가운 휘날리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을거라고,
클래식을 사랑하는 아주 아주 지혜롭고 다정한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있을거라고 그런 생각들은 했었지만 이렇게 엄마가 되어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가하지 못했다.

그때, 내가 가진 지혜로 그린 나의 미래는
그냥 어떤 드라마에 나오는 성공한 날씬한 예쁜 독신 여성의 어딘가 쯤 까지만 그리고 있었다.

수능을 망치고 의대는 커녕 약대도 어렵게 되었던 그 순간에도 엄마가 되 줄은 몰랐다.

그냥 부모님이 모두 다 어렵겠다면 교대라도 가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교사라는 직업이 너무 따분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그리 멋져 보이는 선생님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교대에 들어갔다.

성스러운 직업인 교사.... 라는 직업을 그렇게 성적에 맞추어 선택했지만 수능을 망친 것 부터가 신의 소명이었는지 나는 가르치는 것이 좋았고, 가르치는 것을 잘했다.

어려운 학년도, 어려운 업무도 다 잘 해냈다.
아이들도 사랑스러웠다.
행복했다.

모든 게 완벽하던 그때 난 다른 길을 선택했다.
유망한 학교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 생활지도도 어렵고 업무도 많은 다른 학교를 선택했다.

경력은 초라해지고 모든 것은 힘들고 어렵고 좌절스러웠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쌍욕을 달고 다니는 그 아이들의 삶이 안타까웠고 그래도 1년만에 이 아이들 곁을 떠나고 싶어 하는 다른 선생님보다는 아이들 곁을 오래 지키고 싶은 마음을 가진 내가 아이들과 함께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곳에서 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힘든 업무, 출산일까지의 근무, 교장 교감의 배려없음 속에서도 아이들은 건강했고 잘 자라 주었다.
당신이 여고생이라면,
독신주의자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하더라도,
미래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있다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한 번쯤은 당신이 엄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꼭 고려하길 바란다.
엄마...
뭔가 프로페셔녈한 느낌도 들지 않고,
예쁠 것 같지도 않고,
희생해야 할 것 만 많은 것 같고,
재미있어 보이는 구석은 없지만... (지금 당신이 보긴에는)
그래도 한 번 쯤은 엄마가 되는 것을 고려해보았으면 한다.
그러면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할지?
어떤 남자를 배우자로 맞아야할지?
​직업을 선택한 후에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할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한 선택과 여고생인 당신 자신 만을 고려한 선택은 완전히 다를 수 있고,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변수에 두고 고민해 보는 것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당신이 엄마가 되었을 때는.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지만, 그걸 모르는, 도통 모르는 아름다운 그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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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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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평생이에게


이렇게 모든 기운이 다 빠져버린 흐린 오후에 니 생각이 나는 건 왜일까?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을 앞에 두고 도란 도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오후인데 안타깝게도 편하게 전화해서 마음을 나눌 친구가 너 밖에 떠오르지 않는구나.

얼마 전 니가 귀국했을 때가 떠오른다.

시끌시끌했던 마트 한 구석 좁은 커피숍에서 물 반에 반 설탕 반 탄산 반에 반 짜리 에이드 아닌 에이드를 마시면서.. (넌 거의 다 남기면서 ㅋㅋ)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정말 너무 행복했었는데...

여기 한국에... 나랑 말이 통하는 한국 사람은 많이 많이 있지만, 여자 사람들 중에 너 같은 사람은 잘 없는 것 같애.


훌륭한 직장이라고 하더라도 단지 돈을 보고 일하는 거라면 인생 전체가 너무나 낭비라고 말했던 너~

교수 자리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은 큰 책임이 있는 어려운 일이라서 꺼려진다고 말했던 너~


20여년 전 우린 그냥 별을 좋아하는 여고생이었는데

끝까지 별이 좋아 쫓아간 너는 어느새 별만큼 자라버린 것 같아서 내심 얼마나 자랑스럽던지~


니가 공부하고 있는 프랑스는 친구가 없어서 핸드폰도 거의 확인을 잘 안 한다고 했던 니 말에....

한국도 마찬가지야 라고 말했던 나는 이렇게 오늘도 혼자 외롭구나.

그래도 멀리있지만 서로 질투하지 않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하나라도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암튼 너는 거기서

또 나는 여기서


우리 서로 열심히 살자~


앞으로 20여년이 더 지나면 존경받는 여인들이 될 수 있도록 말이야.


힘내고 항상 건강해야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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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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