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때문에 한바탕 마음이 소란했던 적이 있다. 

명품백이 나에게는 사치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온통 돌아다니고 있는 명품백을 보니 '쟤도 들고 다니는 것을 내가 왜 못가지고 다녀야하지?'라는 굉장히 비논리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내 돈을 주고 사기에는 여전히 아까웠다. 그래서 노트북에 당첨되었던 것처럼, 카봇에 당첨되었던 것처럼, 여행권에 당첨되었던 것처럼 명품백에 당첨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다. 

그 때 내 마음에 들리는 소리는 "니가 그렇게 해서 명품백을 들고 다니게 된다면 그걸 바라보는 다른 아이들도 지금의 너처럼 많이 가지고 싶고 마음이 소란할 거야."

그래서 한 동안 명품백에 대한 마음을 접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또 세일을 한다고 하여 또 잠잠하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번에 딱 하나, 아주 무난한 색으로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사고 제 인생에서 이런 마음은 없게 하겠습니다.'

그 때 읽은 책 내용 "그리스도인의 여성은 자기에게 맞지 않는 지나친 사치는 하지 않는다."

두 번의 요동과 두번의 응답으로 명품백이 나에게는 선악과라고 판단하게 되었다. 

가질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신 것.(당신에겐 허락하셨을 수도 있으니 스스로 정죄 받는 듯한 느낌은 가지지 말아주시라)

한참 명품백을 살 수 있다고 여길 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결혼 기념일 선물, 생일 선물로 각30만원 정도 되는 물건은 받을 테인데 저것을 생략하고 몇년에 한 번 명품백을 받는게 뭐 어때? 오히려 나의 가치를 높이는 현명한 소비가 아닌가?'

그런데 반증해 보면 나는 그렇게 받고 싶은 것이 없다는 뜻 아닌가?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받고 싶은 게 없는 삶이라니... 내가 꿈꾸는 삶이다. 모자람이 없는 삶. 채워진 삶. 나의 필요가 모두 채워진 아름나운 삶. 

그래서 신랑과 의논하였다. 이렇게 우리의 삶이 아름다우니 이제 앞으로 우리의 결혼기념일마다 선물을 사려했던 30만원을 주변에 필요가 있어보이는 사람에게 나누면 어떻겠느냐고, 특별히 젊은 세대에게 나누면 어떠하겠느냐고 의논하였다. 

어떤 친구는 생활이 힘들고, 어려워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의 이름으로 그런 친구에게 나누고 그 친구에게 당부하려고 한다. 꼭 자기 자신을 위해서 쓰라고. 지금 형편이 힘들고 어렵지만, 가족이 아닌 나를 위해서 쓰라고. 내가 너무 너무 보고 싶었던 공연을 보러 가도 좋고, 그 동안 표현 못했던 마음을 애인에게 표현하는데 써도 좋고, 제주도라도 갔다와도 좋다고~(젊었을 때는 그렇게 나를 위해 쓸 돈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이 나의 결혼기념일 선물이다. 명품백만큼 값진^^

'일기장 > 행복한 결혼 생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01.19 누굴까?  (0) 2020.06.24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0) 2020.04.23
19.06.04. 빛이 있으라  (0) 2019.06.04
신랑과 함께 하는 출근길  (0) 2018.07.19
이중언어 사용^^  (0) 2018.07.16
블로그 이미지

러블리제니

,